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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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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활동을 마무리하며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여순항쟁 전시를 보았다. 규모가 큰 전시는 아니었지만, 1층 정가운데에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눈에 띄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전에는 모르고 지나쳤을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게 마법 같다고 쓴 기억이 난다. 이 전시를 마주하고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었는데, 눈에 들어오는 순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순천시가 여순항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또, 우리 같은 이들이 잊지 않는 한 아픈 역사가 기억하는 이들만의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로 평가되고 그 의의를 새롭게 새기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바란다. 순천 북쪽에 위치한 북국민학교와 순천농림중학교는 진압군의 주둔지로 활용되었다. 10월 22일 순천의 주요 외곽 지점을 점령한 진압..
답사를 가다 - 4 : 제14연대 주둔지 여수에 가서 주철희 박사님의 강의를 들었다. 원래 준비하신 강의 내용은 이었지만, 질문하면 답변해주는 방식으로 바꾸어 강의를 해주셨다.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여순'사건'이 아니라 여순'항쟁'이 맞는 말이라는 거였다. 또, 여순항쟁은 역사이며 여순항쟁으로 야기된 많은 학살이 있었고, 역사적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며. 그렇지만 피해 사실만을 강조하는 것은 여순항쟁의 역사를 소극적이며 수동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피해 사실은 피해 사실대로 조사해야 하고, 여순항쟁의 태동에서부터 군인과 민중이 왜 저항할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저항했는지 기록해야 한다. 그 행위가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때 비로소 여순항쟁의 역사가 제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본다는 박사님의 말이었다. 『여순항쟁답사기1』을 다시 읽으..
답사를 가다 - 3 : 여순항쟁탑 여순항쟁탑에 갔다. 여순항쟁탑은 순천역에서 남쪽(여수 방향)으로 약 2km 지점인 팔마경기장 내에 있다. 그러나 이곳이 여순항쟁과 특별히 관련된 장소는 아니다. 여순항쟁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1998년, 여순항쟁 50주년을 맞이하여 처음 '위령제'를 거행하면서 발판이 되었고, 2003년 순천에서 '여순사건 화해와 평화를 위한 순천 시민연대'(이하 여순연대)가 결성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여순연대는 사건의 진실 규명과 위령탑 건립을 가장 먼저 추진했다. 여순항쟁탑은 여순항쟁 주요 발발지인 전남 동부지역의 순천, 사진의 항쟁탑이 유일하다. 탑 아래 받침돌은 한반도를 의미하고, 좌우로 갈라진 돌의 모양은 좌우 이념 대립과 한반도 분단을 상징한다. 위로 뻗은 여러 돌은 희생자의 넋과 통일 의지를 상징화했다고 한다...
답사를 가다 - 1 : 여순10·19평화공원 답사를 다녀왔다. 답사 기록을 나눠 기록하려고 한다. 여순10·19평화공원이 위치한 곳은 장대다리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광양과 여수로 진출입하는 길목이면서 순천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로 지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다. 순천시는 2021년 10월 14일, 장대다리 인근에 '여순10·19평화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으로 들어가면 중앙에 여순항쟁 일지가 있고, 좀 더 들어가면 사진과 함께 짧은 설명이 있다.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해줄게 이리 와 잠시 들어 봐 평화로운 동네에 나팔소리 들리던 가을 날, 한밤 중 이야기 그들은 소가락 총성에 맞춰 이유도 없이 우리를 쏘았지 그뿐인가? 골짜기 속으로 몰아넣고 불태워 흙과 돌로 덮어 버렸지 아 불행의 넋이여 나 영영 울지도 못하네 아 불행의 넋이여 나 영영 울지도 못하네..